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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수라> 감상평

아편굴 250 IP: *.231.152.75

5

0
별점 10

스포일러 포함

(개인 페북에 올렸던 감상평이라 말투가 이상할 수 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나이 먹고 수입도 어느 정도 되고 할 일도 딱히 없으니 요즈음 주말에 영화를 종종 본다.

작년까지는 1년에 거의 1-2편 보는게 많이 본 것이었는데......

유투브를 보다가 영화유투버 '거의없다'가 지나가는 말로 추천해서 보려고 했다.

'거의없다' 팬도 아닌데 계속 '거없'의 추천작만 보게 되는군.

검색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밤시간대에 집주변에서 상영하는 곳은

롯데시네마 용인역북과 동탄 밖에 없었다.

두 곳 중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밤 10시 35분에 상영하는 용인역북으로 가기로 했다.

동탄은 밤 11시 반부터 상영이라 너무 늦은 것 같아서......

 

도착해서 통신사 포인트로 할인을 받아 표를 사기 위해서 KT멤버쉽을 켰다.

그런데 통신사 포인트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제 와서 동탄으로 갈 수도 없는거고......

별 수 없이 그냥 키오스크로 구매하려고 하는데 표값이 17,000원이나 했다.

나는 할인 받아서 1만원 정도로 보려고 왔는데......

별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를 했다.

 

상영한다는 2관으로 10분 전에 들어갔다.

표를 구매하고 '씨네컴포트'가 뭔가 했었는데 리클라이너 좌석으로 편하게 보는 상영관이었던 모양이었다.

난생처음 보는 것이라서......

그래서 통신사 할인도 안 되고 비쌌던 모양이었다.

상업영화가 아니다 보니 영화관에서도 이런 식으로 '객단가'를 높여서 손실을 만회하려는 심산이었던 모양이다.

총 47석의 상영관이었다.

나는 표를 살 때 앞에서 6번째 줄의 자리의 가운데를 구매했다.

뒷쪽에 10석 한 줄이 더 있었지만 구매할 수 없는 자리였다.

자리에 앉으니 스크린이 약간 내려다 보는 느낌이었는데......

좌석을 조정해서 누워서 보니 적당한 위치였었다.

아마도 4~5번째 줄이 가장 보기에 편한 자리일 듯 싶었다.

 

밤 10시 45분쯤 본편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 시작하면서 17,000원 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영관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난생처음 영화관을 전세 내다시피 해서 영화를 보다니......

하지만 전세내서 볼려면 적어도 2명 이상이 와서 이야기하면서 볼 때나 좋지

혼자만 보는데 더 좋고 나쁘고 할게 없었다.

 

[스포 시작]

이 영화는 환경영화를 만들어온 황윤 감독이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그간의 역사 정리하고

군산 미군기지 확장으로 없어질 예정인 '수라갯벌'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일어난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과

간척사업 중단 청구에 대한 2006년 대법원의 상고기각 이후의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활동 내용을 한 축으로 하고 있다.

다른 한 축은 일련의 사건에 영향을 받는 동물들에 대한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영상의 구성은 시민들의 활동영상과 동물, 특히 새의 영상이 번갈아가며 나오는 구성이다.

 

이 영화는 감독 황윤이 군산으로 아들 도윤과 함께 이사를 오면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활동을 기록하는 관찰자로 등장한다.

초기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부터 참여하여 계속 활동하고 있는

오동필씨와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동필씨가 20 여년 전 생태조사단 초기부터 같이 다니던 아들 승준씨는

어느새 생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되어 생태조사단에 함께하고 있다.

 

2006년 대법원 상고기각 이후에도 생태조사단을 간척으로 인한 생태변화를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던 중 미군 기지 확장으로 인한 신공항 건설부지로 그나마 남은 '수라갯벌'이 지정되자

승준씨는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멸종 위기 보호종 2급인 '쇠검은머리쑥새'를 찾겠다고 나선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 사이사이에 영향 받은 동물들과 어촌의 주민들에 대한 영상들이 삽입되어 있다.

새들과 갯벌에 대한 영상은 영상미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이 영화에서 '수라갯벌'을 지켜야하는 당위로 등장하는 것이 '도요새'이다.

알라스카와 러시아 북부에서 겨울이 되면 남반구인 뉴질랜드로 이동하는 철새인 '도요새'가

중간에 쉬기 위해서 들리는 곳이 동아시아의 갯벌이라고 한다.

쉬지 못하면 모두 날다가 바다 빠져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도요새'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는 뉴질랜드 마오리족과의 연대를 했던 증표로

2002~3년 경에 만들었던 장승도 나온다.

그 이후 뉴질랜드는 2017년 세계 최초로 강이라는 자연에 법인격을 부여하였다.

얼마나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인식이 후진적인지 알 수 있다.

(물론 '후진적'인지 아닌지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요근래 ESG 등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는 시대이므로 '후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사에서 보듯 마오리족이 150년간 투쟁하여 얻은 결과이므로

우리도 앞으로 인식 변화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점에서 중간에 새만금 물막이를 완료하고 난 뒤의 갯벌의 모습은

무지한 인간의 '대량학살'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인 동필, 그의 다들 승준, 감독의 아들 도윤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다른 세대의 인물이다.

새만금 간척이 진행되고, 그리고 환경파괴가 계속되면서 

동필이 보았던 것을 승준이 보지 못하고, 그나마 승준이 보았던 것을 도윤이 보지 못한다.

새만금 건설 시작이 1991년부터이지만 계획의 시작은 1975년이다.

거의 50년 전의 시각과 가치관으로 시작된 계획 때문에 미래세대가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금 현재도 새만금이 애물단지가 되지 않았던가.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경제 분야에서는 기성세대가 여러 방법으로 미래세대에 대한 착취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보니......)

 

환경영화답게 엔딩 크레딧의 케스팅에는 반 이상이 등장한 새들과 갯벌의 갑각류들이었다.

적어도 그들이 새만금에 살았었고, 아직 살고 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한 감독의 의지였으리라 생각되었다.

이 영화는 '100개의 극장' 프로젝트를 통해 상영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번 보았던 <드림팰리스>보다 상영관이 많은 것 같다.

덕분에 6월 21일 개봉했지만 1.7만명의 관객이 보았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없더라도 영상미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서 수라갯벌 탐방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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